출애굽
파라오
출애굽기에서 모세와 맞선 이집트의 왕. 열 가지 재앙을 겪고도 아홉 번을 거절했지만, 성경 본문 어디에도 그의 실제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이름 뜻
'파라오'는 원래 사람 이름이 아니라 이집트어 '페르-아'(큰 집)에서 온 말로, 본래 왕이 사는 궁전 건물 자체를 가리키는 표현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 건물의 주인인 왕을 가리키는 칭호로 굳어졌다. 마치 '청와대'라는 건물 이름이 그 안의 통치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출애굽기는 이 인물을 시종일관 '파라오'라는 직함으로만 부르고, 개인 이름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
등장 책
핵심 장면
관계
이 사람의 문제
재앙이 닥칠 때마다 같은 패턴을 되풀이했다. 개구리 떼가 온 땅을 뒤덮자 모세를 불러 '기도해 달라, 그러면 백성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지만(출 8:8), 개구리가 사라지자마자 마음을 바꿔 약속을 어겼다(출 8:15). 우박이 쏟아지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편이 옳았다고 스스로 시인하며 보내주겠다고 했지만(출 9:27-28), 우박이 그치자 또다시 마음을 완악하게 했다(출 9:34-35). 메뚜기 떼 앞에서도 이번 한 번만 재앙을 거두어 달라고 급히 매달렸지만(출 10:16-17), 메뚜기가 물러가자 똑같이 뒤집었다. 위기의 한복판에서만 굴복하고 위기가 지나가면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가는 이 패턴은 아홉 번의 재앙 내내 거의 그대로 반복된다. 눈앞의 고통이 사라지면 그 고통이 가르쳐 준 것도 함께 잊어버리는 모습으로 읽을 수 있다.
흔한 오해
❌출애굽 당시 파라오가 정확히 누구였는지, 그 연대가 언제인지는 성경과 역사학이 이미 확정한 사실이다.
⭕출애굽기 본문은 이 왕의 이름을 단 한 번도 밝히지 않는다. 학계의 연대 추정도 하나로 모이지 않아, 열왕기상 6:1의 기록을 근거로 BC 15세기(1446년경)로 보는 견해와, 출애굽기 1:11이 언급하는 국고성 '라암셋' 건축을 근거로 BC 13세기(1250년경, 람세스 2세 시대 전후)로 보는 견해가 지금도 갈린다(약 3,300~3,500년 전).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이 이야기 속 파라오로 지목되는 실제 이집트 왕도 달라지지만, 성경 본문 자체는 애초에 그 답을 주지 않는다.
❌'하나님이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다'는 표현은 파라오에게 애초에 선택의 책임이 없었다는 뜻이다.
⭕출애굽기 본문을 순서대로 보면 처음 몇 차례 재앙에서는 '파라오가 스스로 자기 마음을 완악하게 했다'는 표현이 먼저 나온다(출 8:15, 8:32, 9:7 등). 여섯 번째 재앙인 종기 이후부터는 '여호와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다'는 표현이 이어진다(출 9:12, 10:1 등). 본문은 이 두 표현을 나란히 적어 둘 뿐, 둘 중 어느 쪽이 최종적인지 스스로 정리해 주지 않는다. 인간의 반복된 선택과 신의 개입이 이 이야기 안에서 어떤 관계에 있는지는 신학 전통마다 설명이 다르며, 합의된 결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