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
정경은 한 신앙 공동체가 하나님의 권위를 담은 문서로 공식 인정해 온 책들의 목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상 비유
학교가 졸업 시험 범위로 공식 지정한 교과서 목록과, 그 목록에는 없지만 여전히 참고할 만한 책의 차이에 흔히 비유된다.
비유의 한계 이 비유는 정경을 정하는 일이 한 기관이 어느 날 한 번에 결정하는 행정 절차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정경 목록은 대개 특정 회의가 갑자기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세기에 걸쳐 여러 공동체가 이미 널리 읽고 권위를 인정해 오던 문서를 뒤늦게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에 가깝다. 또한 시험 범위 밖의 참고서는 '틀린 책'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지만, 정경에 들지 못한 문헌이 반드시 거짓이거나 무가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정경이라는 말은 어려워 보이지만 뜻은 간단해요. "이 책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정말 중요한 책이다"라고 교회가 공식으로 인정한 책 목록이라는 뜻이에요.
성경은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모은 것이에요. 그런데 이 여러 권을 하나로 묶기까지, 옛날 사람들은 "이 책은 넣고 저 책은 빼자"를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교회마다 성경 목록이 조금 달라요. 개신교 성경은 66권이고, 천주교 성경은 그보다 몇 권 더 많아요.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기보다, 무엇을 공식 목록에 넣을지 기준을 다르게 정한 거예요.
정경(canon)은 한 신앙 공동체가 하나님의 권위를 담은 문서로 공식 인정해 온 책들의 목록을 가리키는 말이다. '캐논'이라는 단어 자체가 원래 '기준이 되는 자, 잣대'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왔다. 무엇을 성경으로 볼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유대교와 초대교회 공동체가 어떤 문서를 예배와 가르침에서 권위 있는 것으로 다뤄 왔는지가 누적되면서 서서히 정리된 결과다.
베드로후서 3장 1516절은 이미 바울의 편지들을 '다른 성경들'과 나란히 언급하고, 디모데전서 5장 18절은 구약 본문과 함께 누가복음의 한 구절을 '성경'이라 부른다. 누가복음 1장 14절 역시 이미 여러 사람이 예수와 관련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순서대로 정리하려 했다고 언급해, 신약 문서들이 이른 시기부터 기록되고 정리되어 갔음을 보여 준다. 이런 구절들은 신약이 완성되어 가던 시기에 이미 일부 문서가 권위 있는 문서로 취급되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신약 27권과 정확히 같은 목록이 문헌으로 처음 등장하는 것은 AD 367년 아타나시우스의 부활절 서신이며, 397년 카르타고 회의가 이를 서방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재확인했다.
'정경이 정확히 몇 권인가'는 지금도 전통마다 답이 다르다. 개신교는 16세기 종교개혁 시기에 유대교가 전해 온 히브리어 성경 39권을 구약의 기준으로 삼는 원칙을 세웠고, 신약 27권과 합쳐 총 66권을 정경으로 보는 관행이 이후 점차 자리 잡았다(외경을 아예 뺀 판본이 대중적으로 굳어진 건 19세기에 이르러서다). 천주교는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이른바 '제2경전' 7권가량을 포함한 구약 46권과 신약 27권, 총 73권을 정경으로 공식 재확인했고, 정교회는 전통에 따라 몇몇 문헌을 더 인정해 지역·교회별로 권수가 조금씩 다르다. 왜 정확히 이 시점에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자세한 과정은 '성경은 왜 66권인가' 질문에서 더 다룬다.
흔한 오해 하나는 정경 목록이 어느 회의에서 갑자기 새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회의와 선언은 대개 이미 오랫동안 널리 읽히고 권위를 인정받아 온 문서들을 뒤늦게 공식적으로 확인한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정경'(canon)이라는 그리스어 단어(카논, κανών)는 본래 '곧은 자, 측정 기준'을 뜻했고, 4세기 무렵부터 교회가 인정한 권위 있는 문서 목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정경화 과정을 이해하려면 '정경성의 근거를 어디에 두는가'라는 질문과 '언제 목록이 닫혔는가'라는 질문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정경성의 근거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몇 가지 기준이 함께 거론된다 — 사도적 기원(사도 또는 사도와 가까운 인물이 썼거나 그 권위 아래 있다고 여겨지는가), 여러 교회에서의 보편적 사용(특정 지역이 아니라 여러 지역 교회가 널리 읽고 예배에 사용해 왔는가), 신앙의 규범(신앙의 핵심 내용과 일치하는가) 등이다. 다만 이 기준들이 처음부터 명문화된 점검표로 존재했다기보다, 후대 학자들이 실제 정경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정리한 분석 틀에 가깝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언제 목록이 닫혔는가'는 구약과 신약이 사정이 다르다. 구약 쪽에서는 한때 AD 90년경 팔레스타인의 얌니아에서 열린 랍비 회의가 정경을 공식 확정했다는 설명이 널리 퍼졌지만, 이 '얌니아 회의'가 실제로 정경을 결정하는 공식 회의였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이 오늘날 다수 학자의 평가다. 신약 쪽에서는 2세기 중반 마르키온이 자신만의 축소된 정경을 제시한 사건이 정통 교회로 하여금 무엇을 인정하는 문서로 볼지 더 분명히 정리하게 만든 계기로 흔히 거론되며, 이후 367년 아타나시우스의 부활절 서신과 397년 카르타고 회의를 거쳐 오늘날의 27권 목록이 공식화됐다.
16세기 이후로는 구약, 특히 이른바 외경외경외경은 구약과 신약 사이 시기에 쓰인 유대 문헌 가운데, 성경 목록에 넣을지를 두고 기독교 전통마다 판단이 갈리는 책들을 가리키는 말이다./제2경전의 포함 여부를 두고 개신교와 천주교·정교회의 목록이 갈라졌다. 이 과정과 각 전통의 근거는 이 개념 하나로 다루기에는 분량이 많아, '성경은 왜 66권인가'와 외경 개념 항목에서 별도로 자세히 다룬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정경 목록의 차이가 '한쪽은 성경을 더 많이 믿고 다른 쪽은 덜 믿는다'는 식의 신앙심 차이가 아니라, 무엇을 정경 판단의 근거 자료로 삼을 것인가(히브리어 원문 전통이냐, 초대교회가 쓰던 그리스어 구약 전통이냐)에 대한 판단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관련 성구
역사적 형성 과정
- 90'얌니아 회의'라는 전통적 설명 — 한때 이 무렵 유대 랍비들이 히브리어 성경의 정경 범위를 공식 확정했다는 설명이 널리 퍼졌지만, 오늘날 다수 학자는 이를 실제 정경 확정 회의로 보지 않는다.
- 367아타나시우스의 부활절 서신 — 오늘날과 동일한 신약 27권 목록이 문헌으로 처음 등장했다.
- 397카르타고 회의 — 신약 27권 목록을 서방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재확인했다.
- 1517종교개혁 시작 —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한 이후 개신교는 히브리어 성경 39권을 구약의 기준으로 삼는 원칙을 세웠다. 다만 외경을 완전히 뺀 66권짜리 판본이 널리 보편화된 것은 이보다 훨씬 뒤인 19세기의 일이다.
- 1546트리엔트 공의회 — 천주교가 제2경전을 포함한 구약 46권과 신약 27권, 총 73권을 정경으로 공식 재확인했다.
교파별 차이
- 개신교 — 히브리어 성경 39권과 신약 27권, 총 66권을 정경으로 인정한다.
- 천주교(로마가톨릭) — 제2경전 7권가량을 포함해 구약 46권과 신약 27권, 총 73권을 정경으로 인정한다.
- 정교회(동방정교회) — 제2경전에 더해 전통에 따라 몇몇 문헌을 추가로 인정해, 지역·교회별로 정경 권수가 조금씩 다르다.
흔한 오해
❌정경 목록은 어느 날 한 회의에서 새로 만들어졌다.
⭕정경 목록은 대개 오랫동안 이미 널리 쓰이고 권위를 인정받아 온 문서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에 가깝다고 설명된다.
❌정경에 들지 못한 책은 가짜이거나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이다.
⭕정경 여부는 신앙 공동체가 공식 권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의 문제이며,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나 진위 여부와는 다른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