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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

해석학은 오래된 글이 본래 무엇을 뜻했는지 읽어내는 방법과 원칙을 다루는 분야이며, 성경에도 이 작업이 필요하다.

일상 비유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남긴 편지를 읽는 일에 흔히 비유된다. 편지를 쓴 시대와 상황, 받는 사람과의 관계를 모르면 한 문장을 오늘 기준으로 오해하기 쉽다.

비유의 한계 이 비유는 성경을 한 사람이 한 번에 쓴 사적인 편지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은 여러 저자가 다른 시대에 역사·시·편지·비유·묵시 같은 서로 다른 장르로 쓴 문서 모음이어서, 편지 한 장을 읽을 때와는 다른 방식의 주의가 곳곳에서 필요하다.

성경에는 옛날 말투로 쓰인 문장이 많아요. 그래서 "이 문장이 정확히 무슨 뜻일까?"를 잘 생각해서 읽어야 해요. 이렇게 뜻을 잘 읽어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을 '해석학'이라고 불러요.

예를 들어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29절에서 '눈이 죄를 짓게 만들면 차라리 눈을 빼는 게 낫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어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진짜 눈을 빼야 할 것 같지요?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을 '죄를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라'는 뜻으로 읽어요. 눈을 진짜로 빼라는 명령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렇게 같은 문장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는 "이 글이 어떤 종류의 글인가"(역사 이야기인지, 시인지, 비유인지)를 먼저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해석학은 오래된 글이 본래 무엇을 뜻했는지 읽어내는 방법과 원칙을 다루는 분야이며, 성경에도 이 작업이 필요하다. 성경은 한 사람이 한 자리에서 쓴 글이 아니라, 여러 저자가 서로 다른 시대에 역사 서술·시·잠언·편지·비유·묵시 같은 다양한 문학 장르로 쓴 문서 모음이다. 그래서 같은 태도로 모든 구절을 읽으면 오히려 본래 뜻을 놓치기 쉽다는 것이 해석학의 기본 출발점이다.

성경 안에도 해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느헤미야 8장 8절은 레위 사람들이 율법책을 읽은 뒤,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그 뜻을 풀어 설명해 주었다고 전한다. 누가복음 24장 27절은 부활한 예수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모세와 여러 예언자의 글을 근거로 자신에 관한 내용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 설명했다고 기록한다. 베드로후서 3장 16절은 한 발 더 나아가, 바울의 편지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어서 배우지 못하고 믿음이 굳지 못한 사람들이 이를 잘못 풀이하다가 스스로 어려움에 빠지기도 한다는 취지로 말한다. 이는 성경 스스로가 자신의 일부를 해석하기 쉽지 않다고 인정한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구체적인 예를 보면 이해가 쉽다. 마태복음 5장 29절에서 예수는 '눈이 죄를 짓게 만들면 차라리 눈을 빼는 편이 낫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실제로 눈을 뽑아야 한다는 뜻이 되지만, 거의 모든 해석 전통은 이를 죄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과장된 표현(비유적 표현)으로 읽는다. 반대로 누가복음 10장의 이른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제 역사 속 특정 인물이라기보다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예수가 든 예시 이야기(비유)로 대다수 전통에서 이해된다. 이처럼 어떤 본문을 문자적으로 읽을지, 비유나 상징으로 읽을지를 판단하는 데는 문맥과 장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성경 해석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전통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천주교와 정교회는 성경 해석이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과 가르침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신교, 특히 복음주의 전통은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한다'는 원리를 앞세워 본문의 문법과 역사적 맥락을 확인하는 문법적·역사적 해석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편 역사비평을 받아들이는 신학 진영은 성경을 다른 고대 문헌과 마찬가지로 역사적 형성 과정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연구하는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

흔한 오해 하나는 성경을 모든 구절 예외 없이 글자 그대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보듯, 대다수 해석 전통은 문학 장르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고 본다. 반대로 해석이 읽는 사람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도 아니다. 전통적 해석학은 원저자가 하려던 말과 원래 독자가 이해했을 문맥을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근거 없는 자의적 해석을 경계해 왔다.

해석학(hermeneutics)이라는 말은 그리스 신화 속 전령의 신 헤르메스(전달자, 해석자)에서 유래했다고 흔히 설명되지만, 학문 분야로서의 성경 해석학은 초대교회 시기부터 이미 뚜렷한 갈래로 나뉘어 발전했다. 3세기 알렉산드리아 학파(오리게네스가 대표적)는 본문의 표면적 뜻 너머에 있는 상징적·영적 의미를 찾는 '알레고리적 해석'을 발전시켰다. 이는 구약의 여러 사건을 그리스도와 교회를 미리 보여 주는 상징으로 읽어내는 방식이었다. 반면 4세기 후반 안디옥 학파(테오도루스 등)는 이런 알레고리적 해석이 본문의 역사적 사실성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룬다고 비판하며, 본문이 쓰인 역사적 상황과 문자적 뜻을 우선하는 해석을 강조했다.

중세에는 이 두 흐름을 절충한 '네 가지 의미'(라틴어로 콰드리가, quadriga) 체계가 자리 잡았다. 이 체계는 한 본문에 문자적 의미(사실 그대로의 뜻), 풍유적 의미(그리스도와 교회를 가리키는 상징), 도덕적 의미(오늘의 삶에 주는 교훈), 유비적 의미(장차 올 하늘나라를 가리키는 뜻)가 층층이 함께 있다고 보았다. 5세기 요한 카시아누스의 저술에서 이 틀의 초기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되며, 이후 중세 전반에 걸쳐 표준적인 해석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16세기 종교개혁은 이 체계에 큰 전환을 가져왔다. 루터와 칼뱅 등 종교개혁자들은 풍유적 해석이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며, 본문의 문법과 역사적 맥락에 기반한 '문법적·역사적 해석'을 강조했다. 이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원리와도 맞물려, 성경 스스로가 스스로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어야 한다는 강조로 이어졌다.

18~19세기 계몽주의 이후에는 성경을 다른 고대 문헌과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하는 역사비평 방법론이 학계에 자리 잡았다. 1878년 율리우스 벨하우젠이 정리해 널리 알린 오경의 문서가설은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후 20세기에는 본문의 최종 형태에 주목하는 문학비평, 본문이 완성되기까지의 편집 과정에 주목하는 편집비평, 독자의 반응에 주목하는 독자반응비평 등 다양한 방법론이 더해지며 해석학의 도구는 계속 늘어났다. 이 방법론들 각각이 성경의 권위나 영감영감영감은 성경을 사람 저자들이 썼지만 그 과정 전체에 하나님이 함께하여 완성됐다고 보는 믿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교리와 어떻게 양립하는지에 대해서는 신학 전통에 따라 견해가 상당히 갈린다 — 어떤 전통은 역사비평의 통찰을 신앙적 해석과 통합하려 하고, 어떤 전통은 그 전제 자체(예: 초자연적 사건에 대한 회의적 태도)가 신앙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본다.

관련 성구

눅 24:27벧후 3:16느 8:8

역사적 형성 과정

  1. 220알렉산드리아 학파오리게네스를 중심으로 한 이 학파는 본문의 표면적 뜻 너머에 있는 상징적·영적 의미를 찾는 '알레고리적 해석'을 발전시켰다.
  2. 380안디옥 학파테오도루스 등이 중심이 된 이 학파는 알레고리보다 본문이 쓰인 역사적 상황과 문자적 뜻을 우선하는 해석을 강조했다.
  3. 425'네 가지 의미'(콰드리가)의 초기 형태요한 카시아누스 등의 저술을 거치며, 성경 본문에 문자적·풍유적·도덕적·유비적 의미가 함께 있다고 보는 해석 틀이 중세 교회 안에서 체계화되어 갔다.
  4. 1517종교개혁의 문법적·역사적 해석루터와 칼뱅 등 종교개혁자들은 과도한 알레고리 해석을 비판하며, 본문의 문법과 역사적 맥락에 기반한 해석을 강조했다.
  5. 1878역사비평 방법론의 대중화율리우스 벨하우젠이 오경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이론(문서가설)을 정리해 발표하며, 성경을 역사적 문헌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이 학계에 널리 자리 잡았다.

교파별 차이

  • 천주교·정교회성경 해석이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과 가르침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 개신교(특히 복음주의)'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한다'는 원리를 앞세워, 본문의 문법과 역사적 맥락을 확인하는 문법적·역사적 해석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 역사비평을 받아들이는 신학 진영성경을 다른 고대 문헌처럼 역사적 형성 과정(자료·편집 단계 등)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연구하는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

흔한 오해

성경은 모든 구절을 예외 없이 글자 그대로 읽어야 한다.

대다수 해석 전통은 문학 장르(역사 서술, 시, 비유, 묵시 등)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예수의 비유는 실제 있었던 사건의 보도가 아니라 가르침을 위한 이야기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경 해석은 읽는 사람 마음대로 해도 된다.

전통적 해석학은 원저자가 하려던 말과 원래 독자가 이해했을 문맥, 본문의 장르를 확인하는 절차를 두어, 근거 없이 아무렇게나 읽어도 된다고 보지 않는다.

관련 개념

영감영감영감은 성경을 사람 저자들이 썼지만 그 과정 전체에 하나님이 함께하여 완성됐다고 보는 믿음을 가리키는 말이다.정경정경정경은 한 신앙 공동체가 하나님의 권위를 담은 문서로 공식 인정해 온 책들의 목록을 가리키는 말이다.번역본 비교번역본 비교성경 번역본은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로 쓰인 원문을 다른 언어로 옮긴 판본이며, 옮기는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가 함께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