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여성도 목사나 장로가 될 수 있나?
교단마다 다르다. 개신교 안에서도 여성 목사·장로 안수를 시행하는 교단과 시행하지 않는 교단이 나뉘고, 천주교와 정교회는 여성 사제 서품 자체를 하지 않는다. 이 차이는 신약성경의 특정 구절을 시대를 넘어서는 규범으로 읽는지, 특정 상황에 대한 지침으로 읽는지에서 갈린다.
어떤 교회는 여자도 목사님이 될 수 있어요. 장로님도 될 수 있어요. 어떤 교회는 안 돼요. 왜 이렇게 다를까요?
성경에는 여자가 교회에서 가르치면 안 된다고 읽히는 부분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이 말을 항상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자에게 목사·장로 자리를 안 줘요.
천주교와 정교회도 마찬가지예요. 여자를 신부님이나 사제로 세우지 않아요. 다만 이유가 조금 달라요. "처음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라 못 바꾼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은 생각이 달라요. 그 구절은 옛날 어떤 교회 문제 때문에 쓴 말이라고 봐요. 성경에는 "하나님 앞에서 남자와 여자는 다르지 않다"는 뜻으로 읽히는 말씀도 있어요. 그래서 여자도 목사·장로가 될 수 있게 해요.
둘 다 성경을 읽고 나온 생각이에요. 아직 하나로 정해지지 않았어요.
교회 안에는 목사·장로 같은 직분이 있고, 이 직분을 얻으려면 대개 '안수'(직분자를 세울 때 손을 얹고 기도하는 예식으로, 그 직분을 공식 인정한다는 뜻)라는 절차를 거친다. 그런데 이 안수를 여성에게도 줄 것인지를 두고 교단마다 입장이 다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여성 목사·장로 안수를 시행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을 비롯한 다수의 보수 장로교단은 시행하지 않는다. 천주교와 정교회는 여성 사제 서품 자체를 하지 않는다.
안수를 제한하는 개신교 쪽 논리는 신약성경 두 구절에서 출발한다. 고린도전서 14장은 여성이 교회 모임에서 잠잠해야 한다는 지침을 담고 있다. 디모데전서 2장은 여성이 남성을 가르치거나 다스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을 담고 있다(둘 다 자체 풀이). 이 입장은 두 지침을 그 시대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교회가 존재하는 한 계속 지켜야 할 원칙으로 읽는다.
천주교·정교회가 여성 사제 서품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 구절들과는 다른 논리에서 나온다. 두 전통은 사제직을 예수예수 예수갈릴리 나사렛에서 자란 유대인 랍비로, 짧은 공생애 동안 가르치고 병자를 고치다가 로마 총독 아래서 십자가형으로 처형되었다. 제자들이 그가 다시 살아났다고 전하면서 기독교라는 종교의 출발점이 되었다.가 세운 열두 사도로부터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온 직분(사도적 계승)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그 계승의 형식 자체를 교회가 바꿀 권한은 없다고 본다. 1994년 천주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도적 서한을 통해 "교회에는 여성에게 사제 서품을 줄 권한이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개신교의 논쟁이 '성경 구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라면, 천주교·정교회의 입장은 '전통의 형식을 바꿀 권한이 있는가'의 문제에 더 가깝다. 같은 결론(여성을 세우지 않는다)이라도, 이유는 서로 다르다.
안수를 허용하는 입장은 두 구절을 다르게 읽는다. 고린도전서 14장의 지침은 당시 고린도 교회 예배가 겪던 혼란에 대한 임시 조치였다고 본다. 디모데전서 2장의 지침도 에베소 교회가 겪던 특정 문제(거짓 가르침 확산 등)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에 갈라디아서 3장 28절("그리스도 안에서는 남녀 구분이 지위의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취지, 자체 풀이)의 원리를 더한다. 시대가 바뀐 지금은 성별이 안수의 자격을 가로막을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세 입장 모두 여성이 교회 안에서 가르치고 섬기는 여러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그중 안수를 통해 회중 전체를 대표하고 다스리는 자리까지 여성에게 열어야 하는지에서 결론이 갈린다.
한국 개신교 안에서 여성 안수는 짧지 않은 논쟁의 역사를 갖는다. 예장통합은 1933년 함남노회에서 여성 장로·목사 청원이 처음 올라온 뒤로 매년 총회에 안건이 상정되기를 반복하다가, 1994년 79회 총회에서 여성 목사·장로 안수를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에 따라 1996년 처음으로 여성 목사 19명과 여성 장로 12명이 실제로 안수를 받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보다 앞서, 1955년(자료에 따라 1954년으로도 기록된다) 전밀라·명화용 두 사람이 한국 개신교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목사 안수를 받았다. 반면 예장합동은 지금까지 여성 목사·장로 안수를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성경 해석 차원에서 이 논쟁의 핵심은 고린도전서 14장 3435절과 디모데전서 2장 1112절을 '문화적 지침'으로 볼지 '영구적 규범'으로 볼지에 있다. 제한하는 입장은 이 구절들이 창조 질서(아담과 하와의 창조 순서 등을 근거로 드는 해석이 있다)에 근거를 둔다고 보아, 특정 시대의 관습이 아니라 원리적 진술이라고 주장한다. 허용하는 입장은 같은 서신 안에서도 바울바울 초대교회한때 신자들을 잡아 가두고 스데반의 처형에 동의했던 사람이,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서 방향을 잃고 다시 얻어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남은 삶을 썼다이 여성 동역자(로마서 16장에 등장하는 뵈뵈, 브리스길라 등)를 언급하고 그들의 사역을 인정하는 대목이 있다는 점을 들어, 문제의 두 구절이 여성 사역 전반을 금지하는 원리가 아니라 특정 교회의 특정 혼란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반박한다. 이 반박에 대해 제한하는 입장은 "동역과 가르침·다스림의 직분은 구분해야 한다"고 재반박한다 — 즉 여성이 교회 안에서 섬기고 가르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안수받은 권위로 다스리는 자리'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두 입장의 논쟁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천주교의 입장은 이 성경 해석 논쟁과는 결이 다른 방식으로 정리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4년 사도적 서한 「사제서품에 관하여」(Ordinatio Sacerdotalis)에서, 이 문제를 신학적으로 계속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못박으며 "모든 신자가 최종적으로 이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문서가 교회의 무류성(교황이 신앙·도덕에 관해 절대 오류가 없다고 선언하는 최고 수준의 권위) 요건을 온전히 충족하는 '무류 선언'인지에 대해서는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는 점은 바티칸 스스로도 인정한 바 있다. 정교회는 교황 같은 단일 최고 권위 없이 여러 자치 교회가 전례·성사 전통을 공유하는 구조인데, 여성 사제 서품에 대해서는 정교회 전체가 대체로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만 정교회 일부에서는 초대교회에 존재했던 '여집사'(여성 부제) 직분을 현대에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별도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사제직과는 다른 직분에 대한 논의이며 아직 정교회 전체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이 논쟁의 결이 조금 더 다양해진다. 미국장로교(PCUSA), 연합감리교회(UMC)처럼 여성 목사 안수를 오래전부터 시행해 온 교단이 있는가 하면, 남침례교(SBC)처럼 담임목사 직을 성경적으로 남성에게 한정된다고 공식 표명한 교단도 있다. 성공회는 이 다양성을 한 교단 안에서 보여주는 사례다 — 잉글랜드 국교회는 1990년대부터 여성 사제를, 2014년부터는 여성 주교를 인정했지만, 시드니 대교구를 비롯한 일부 관구는 지금도 여성 사제 서품에 반대한다. 이는 교단마다, 심지어 같은 교단 안에서도 결론이 다르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이 논쟁은 특정 구절 두세 개의 해석 문제로 좁혀지지 않고, 성경 전체를 읽는 해석학적 전제(문화적 상황을 얼마나 반영해 읽을 것인가) 자체가 갈리는 자리에서 계속되고 있다.
여성이 목사·장로(또는 사제) 안수를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있다.
안수를 제한하는 입장 — 본문을 시대를 초월한 규범으로 보는 관점
신약성경의 특정 지침이 특정 시대·상황에 국한된 말이 아니라 교회가 존재하는 한 계속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보고, 회중을 대표해 가르치고 다스리는 목사·장로 자리는 남성에게 한정된다고 본다.
- 고린도전서 14장 34~35절 — 여성이 교회 모임에서 잠잠해야 한다는 지침을 항구적인 질서로 읽는 해석(자체 풀이)
- 디모데전서 2장 11~12절 — 여성이 남성을 가르치거나 다스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을 시대를 넘어서는 원리로 읽는 해석(자체 풀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을 비롯한 다수의 보수 장로교단, 해외 일부 복음주의·침례교 계열 교단
서품을 하지 않는 입장 — 사도적 계승과 성사 전통에 근거한 관점
목사·장로 안수 논쟁과는 다른 논리다. 사제직을 그리스도가 세운 열두 사도로부터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온 직분으로 이해하고, 그 계승의 형식을 교회가 스스로 바꿀 권한은 없다고 본다.
- 예수가 열두 사도를 모두 남성으로 세운 전례를 사제 서품 전통의 근거로 이해하는 해석(자체 풀이)
- 1994년 천주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사도적 서한을 통해 '교회에는 여성에게 사제 서품을 줄 권한이 없다'고 공식 선언
천주교, 정교회 — 두 전통 모두 '목사·장로'가 아니라 사제·주교 체계를 쓴다는 점에서 개신교 논쟁과 용어 자체가 다르다
안수를 허용하는 입장 — 본문을 특정 상황의 지침으로 보는 관점
문제의 구절들을 시대를 초월한 규범이 아니라 고린도·에베소 등 특정 공동체가 처했던 구체적 상황에 대한 임시 지침으로 읽고, 그리스도 안에서는 성별이 지도직을 가로막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원리로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 고린도전서 14장의 지침을 고린도 교회 예배가 겪던 혼란이라는 특정 정황에 대한 조치로 읽는 해석(자체 풀이)
- 디모데전서 2장의 지침을 에베소 교회가 겪던 거짓 가르침 문제 등 특정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읽는 해석(자체 풀이)
- 갈라디아서 3장 28절 — 그리스도 안에서는 남녀 구분이 지위의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원리로 보완해야 한다는 해석(자체 풀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해외의 다수 개신교단(미국장로교 등)
공통점 세 입장 모두 여성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가르치고 섬기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 자체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논쟁은 그 역할 가운데 '안수(서품)를 통해 회중 전체를 대표하고 다스리는 자리'에 국한된다.
아직 논쟁 중인 부분 고린도전서·디모데전서의 지침이 그 시대 특정 상황을 겨냥한 것인지, 시대를 넘어서는 원칙인지에 대한 성서학자들의 해석은 지금도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같은 신약성경을 근거로 정반대 결론에 이른다는 점 자체가 이 논쟁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