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성경 원본은 지금도 남아 있나? 사본끼리 다른 부분은 없나?
예수와 사도들이 직접 쓰거나 받아 적힌 '원본'(자필원고)은 구약과 신약을 통틀어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대신 후대에 필사된 수천 종의 사본이 남아 있고, 학자들은 이 사본들을 서로 비교하는 '본문비평'이라는 학문적 방법으로 원문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재구성한다 — 이 재구성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에 대해서는 학계 안에서도 평가가 갈린다.
성경은 아주 오래전에 쓰였어요. 그런데 그때 처음 쓴 종이(원본)는 지금 하나도 안 남아 있어요. 종이나 가죽, 파피루스 같은 재료는 오래 가지 못하거든요.
대신 그 원본을 베껴 쓴 '사본'이 아주 많이 남아 있어요. 신약성경만 해도 그리스어로 된 사본이 수천 개나 있어요. 이건 다른 옛날 책들과 비교하면 정말 많은 숫자예요.
사람이 손으로 베껴 쓰다 보니, 사본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그 다른 부분은 대부분 철자나 단어 순서 같은 아주 작은 차이예요. 학자들은 여러 사본을 비교해서 원래 문장이 뭐였을지 아주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해요. 다만 이 사본들이 정말 얼마나 믿을 만한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조금씩 달라요.
성경 66권 중 어느 책이든, 저자가 직접 쓴 '원본'(자필원고, autograph)은 현재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파피루스나 양피지 같은 고대 필사 재료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부식되거나 훼손되기 때문이다. 대신 남아 있는 것은 후대 사람들이 손으로 베껴 쓴 '사본'이다.
신약성경의 경우, 현재까지 발견된 그리스어 사본이 5천 종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라틴어·시리아어 등 다른 언어로 번역된 사본과 교부들의 인용문까지 더하면 대조할 수 있는 자료는 훨씬 많아진다. 가장 이른 사본 조각으로 꼽히는 파피루스 P52(요한복음 일부를 담고 있다)는 흔히 서기 125년경으로 추정되는데(다만 2000년대 이후 고문서학 재검토를 근거로 이 연대 폭을 더 넓게, 심지어 2세기 후반까지 봐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어느 쪽이든 요한복음이 쓰인 시점(대체로 서기 90년대로 추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른 사본으로 꼽힌다. 신약 전체를 담은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는 4세기에 만들어진 코덱스 시나이티쿠스, 코덱스 바티카누스 등이 꼽힌다. 구약의 경우도 1947년 이후 발견된 사해문서(死海文書)가 예수 시대 이전, 그러니까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의 히브리어 구약 사본 조각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 중요한 자료로 다뤄진다.
사본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동시에, 사본끼리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으로 베끼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런 차이를 '이문'(異文)이라 부르고, 이를 비교해 원문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재구성하는 학문을 '본문비평'이라 한다. 신약 전체를 놓고 볼 때 이문의 총 숫자는 수십만 건으로 추정될 만큼 많지만, 학자들 대부분은 이 중 절대다수가 철자 오류나 어순 차이처럼 의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소한 차이라는 데 동의한다. 다만 일부 이문은 실제로 신학적인 의미를 지니는데, 대표적으로 요한복음에 나오는 '간음하다 잡힌 여인' 이야기나 마가복음의 결말부는 초기 사본 대부분에 없다가 후대에 덧붙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본문비평학자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이 정도 규모와 성격의 이문을 "신뢰도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볼지, "원본이라는 개념 자체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볼지는 학자와 신학적 입장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본문비평은 크게 두 갈래 방법론으로 발전해 왔다. 다수의 후대 사본이 일치하는 본문을 우선하는 '다수 본문' 접근과, 연대가 이르고 지리적으로 독립된 소수의 사본(대표적으로 코덱스 시나이티쿠스·바티카누스 등 이른바 '알렉산드리아 사본 계열')에 더 무게를 두는 '절충적' 접근이다. 오늘날 대다수 신약학자들은 후자에 가까운 방법을 표준으로 삼아 그리스어 신약 비평본(예: 네슬레-알란트 판)을 편집하며, 이 비평본이 오늘날 대부분의 성경 번역본의 저본으로 쓰인다.
이문의 규모를 둘러싼 논쟁은 최근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약학자 바트 어만은 그의 저술에서 신약 사본들 사이의 이문 숫자가 신약성경 전체 단어 수보다 많다는 표현으로(흔히 '약 40만 건'이라는 추정치가 인용된다) 사본 전승의 불확실성을 강조해 왔다. 이에 대해 본문비평학자 대니얼 월러스를 비롯한 다수 학자들은, 이 숫자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그 압도적 다수(99% 이상으로 추정)가 철자·어순처럼 의미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차이이고, 의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사본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실행 가능한' 이문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흥미로운 점은, 어만 본인도 공개 토론에서 이 이문들이 신약성경의 핵심 신학적 주장 자체를 뒤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를 표해 왔다는 점이다. 다만 "핵심 신학은 안전하다"는 데 동의하더라도, 특정 구절이나 세부 표현의 '원문'을 얼마나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태도 차이는 남아 있다.
구약 쪽 사본 상황은 신약과 결이 조금 다르다. 사해문서 발견 이전까지 히브리어 구약의 가장 오래된 완전한 사본은 서기 10세기 무렵의 마소라 본문(레닌그라드 사본 등)이었는데, 이는 구약의 마지막 책이 쓰인 시점(대체로 기원전 4~2세기로 추정)으로부터 천 년 넘게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사해문서에서 발견된 이사야서 사본(이른바 '대이사야 사본')은 마소라 본문보다 약 천 년 이상 앞선 것으로, 두 사본을 비교한 결과 세부 철자나 표현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본문의 내용과 구조는 놀라울 만큼 일치한다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는 오랜 기간에 걸친 필사 전승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는 근거로 자주 인용되지만, 동시에 다른 구약 문서(예: 사무엘서)의 사해문서 사본은 마소라 본문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해, 사본 전승의 안정성이 책마다 다르게 평가된다는 점도 함께 언급할 필요가 있다.
결국 "원본이 남아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실적 답은 명확하다 —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읽는 성경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후속 질문에 대해서는, 사본학적 사실 자체보다 그 사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둘러싼 신학적·철학적 입장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
현재 남아 있는 사본들이 원문을 얼마나 신뢰할 만하게 보존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있다.
신뢰도가 높다고 보는 입장
수천 종에 이르는 사본을 서로 대조하는 본문비평 방법으로 원문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재구성할 수 있고, 사본 간 차이(이문)의 대다수는 철자·어순 같은 사소한 차이이며 교리에 영향을 줄 만한 이문은 극히 드물다고 본다.
- 신약만 해도 그리스어 사본이 5천 종을 훌쩍 넘어, 다른 어떤 고대 문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조 자료가 남아 있다는 점
- 이문 대부분이 의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본문비평학자들의 통계 분석(예: 대니얼 월러스 등)
다수의 복음주의 성서학자, 본문비평학 주류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
이문의 절대적인 숫자(추정치 수십만 건)와, 그중 일부가 신학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낳는다는 점(대표 사례: 요한복음의 '간음하다 잡힌 여인' 이야기, 마가복음의 결말부)을 근거로, '원본'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 신약 필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의도적·비의도적 수정 사례 연구
- 바트 어만 등 역사비평학자들의 저술과 대중적 논의
일부 역사비평학자, 대중적으로는 바트 어만의 저술이 대표적
공통점 원본(자필원고)이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 그리고 본문비평이라는 학문적 방법을 통해 사본들을 비교해 원문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두 입장 모두 인정한다.
아직 논쟁 중인 부분 이문의 규모와 신학적 중요성을 얼마나 심각하게 볼 것인지에 대한 평가 자체가 학자와 신학적 입장에 따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