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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성경 번역본이 왜 이렇게 많나? 어떤 번역본으로 시작하면 좋은가?

번역본마다 '원문 표현을 최대한 그대로 옮길 것인가'와 '오늘의 말로 뜻을 풀어 옮길 것인가' 사이에서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에, 같은 원문을 두고도 여러 한국어 번역본이 존재한다. 성경을 처음 읽는다면 쉬운 말로 옮긴 번역본을 먼저 읽고, 한국 교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개역개정과 함께 보는 방법이 흔히 추천된다.

축자역과 의역개역개정(1998·2005)새번역(1993·2001)쉬운성경(2001)영어 번역본(NIV·메시지)처음 읽을 때의 선택

성경은 원래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로 쓰였어요. 한국말로 읽으려면 누군가 번역을 해야 해요.

그런데 번역하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에요. 원래 말투를 최대한 그대로 살리는 방법이 있어요. 뜻이 통하게 오늘의 쉬운 말로 바꾸는 방법도 있어요. 그래서 번역본이 여러 개예요.

처음 성경을 읽는다면 쉬운 말로 옮긴 성경부터 읽으면 좋아요. 교회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성경도 한 권 곁에 두면 도움이 돼요.

성경 원문은 구약이 히브리어(일부 아람어), 신약이 코이네 그리스어로 쓰였다. 이를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번역자마다 다른 원칙을 택했기 때문에 여러 번역본이 존재한다. 번역 방식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원문의 단어와 문장 구조를 최대한 그대로 살리는 '축자역'(직역에 가까운 방식)과, 원문의 뜻을 오늘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풀어 옮기는 '의역'(뜻 위주 번역)이다. 대부분의 실제 번역본은 이 두 축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다.

한국 개신교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성경은 개역개정이다. 1938년 나온 초기 번역(개역)의 흐름을 이어받아 1998년과 2005년에 개정한 판본으로, 원문에 가까운 번역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지나치게 낡은 표현을 다듬었다. 다만 여전히 문어체 표현이 많아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새번역은 대한성서공회가 1993년에 처음 내고 2001년에 개정한 번역본으로, 현대 한국어 문장으로 뜻을 더 쉽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쉬운성경은 2001년 나온 번역으로, 어린이와 성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어휘와 짧은 문장을 쓴다. 이 밖에 영어 성경 중에는 원문에 비교적 충실한 NIV, 완전히 오늘의 구어체로 다시 쓴 메시지(The Message) 등이 있다.

'어떤 번역본으로 시작하면 좋은가'에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쉬운성경이나 새번역처럼 오늘의 말로 쉽게 풀어 쓴 번역본으로 먼저 전체 흐름을 파악한 뒤, 한국 교회 대부분이 예배와 설교에서 사용하는 개역개정을 함께 놓고 보는 방법이 흔히 추천된다. 어느 번역본을 읽든 같은 원문을 옮긴 것이므로, 번역본 사이의 차이는 '내용이 다르다'기보다는 '같은 뜻을 어떤 말투로 전달하느냐'의 차이에 가깝다.

번역 이론에서는 이 스펙트럼을 흔히 '형식적 동등성'(formal equivalence, 원문의 단어·구조를 최대한 보존)과 '역동적 동등성'(dynamic equivalence, 독자가 받는 의미상의 효과를 우선)이라는 용어로 구분한다. 개역개정은 형식적 동등성에 가깝고, 쉬운성경과 메시지 같은 번역은 역동적 동등성 쪽에 가깝다. 새번역은 그 사이에서 형식적 동등성을 상당 부분 유지하되 현대 어법을 적극 반영한 절충적 위치에 있다고 평가된다.

한국어 성경 번역의 역사를 보면, 최초의 한글 신약성경은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 등이 만주에서 번역해 1887년 완역한 「예수셩교젼셔」다. 이후 국내에서 새로 꾸려진 번역위원회가 별도로 번역을 진행해 1900년 신약을, 1911년에는 구약을 포함한 성경 전체(「셩경젼셔」)를 완역했다. 이 번역은 1938년 개역을 거쳐, 1956년과 1961년 맞춤법을 다듬은 개역한글로 이어졌고, 이후 1998년과 2005년의 개역개정에 이르렀다. 새번역은 1993년 초판(당시 이름은 표준새번역)을 낸 뒤 2001년 개정을 거쳐 2004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두 번역 모두 대한성서공회가 발행하지만, 실제 사용 빈도는 개역개정이 훨씬 높다.

번역본 선택은 신학적 입장과도 어느 정도 맞물린다. 예컨대 특정 구절의 번역이 논쟁적인 신학 주제(예: 특정 호칭이나 표현을 어떻게 옮길지)와 연결되는 경우, 번역위원회의 선택이 그 자체로 해석적 결정이 되기도 한다. 다만 이는 번역본 사이에 '올바른 번역과 틀린 번역'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원문이 가진 언어적 애매함이나 표현의 폭을 각 번역이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다르다는 뜻에 가깝다. 성경 원문 확인이 필요한 경우, 이 사이트는 원문을 직접 싣지 않고 외부 성경 사이트로 안내한다 — 여러 번역본을 나란히 비교해 보는 것도 원문의 뉘앙스를 가늠하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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