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
교회의 직분과 정치 체제
교회 안의 여러 직분은 교단마다 이름과 권한이 다르고, 그 직분과 결정권을 '누가' 갖는지는 감독제·장로제·회중제라는 서로 다른 교회 정치 체제에 달려 있다.
교회에는 여러 가지 이름의 직분이 있어요. 목사님, 장로님, 집사님, 권사님 같은 이름들이에요. 저마다 맡은 일이 달라요.
교회마다 큰일을 누가 결정하는지도 달라요. 어떤 교회는 높은 지도자 한 사람이 정해요. 어떤 교회는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모여서 함께 정해요. 어떤 교회는 다니는 사람 모두가 투표로 정해요.
천주교에는 교황님이 있고, 신부님이 있어요. 정교회에는 총대주교님과 사제님이 있어요.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이에요.
교회 안의 직분은 교단마다 이름과 권한이 다르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알아 두면 좋은 것은, 교회의 중요한 일을 '누가' 결정하느냐를 정하는 세 가지 정치 체제다.
| 정치 체제 | 결정권을 가진 주체 | 대표 교단 |
|---|---|---|
| 감독제 | 감독·주교가 상급자로서 여러 교회를 감독하며 인사·재산 같은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 천주교, 정교회, 성공회, 감리교(한국은 감독회장 체제) |
| 장로제 |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회의체(당회·노회·총회)가 함께 결정한다 | 장로교 |
| 회중제 | 각 지역 교회 교인 총회가 스스로 결정하고, 상급 기관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 | 침례교, 회중교회, 다수의 독립·오순절 교회 |
개신교(주로 장로교 기준)에는 다음과 같은 직분들이 있다. 표에 자주 나오는 '안수'는 목사·장로 같은 직분자를 세울 때 손을 얹고 기도하는 예식으로, 그 직분을 공식으로 인정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 직분 | 하는 일 | 되는 과정 | 임기 |
|---|---|---|---|
| 담임목사 | 설교, 성례 집전, 심방, 당회 주재, 교회 행정 총괄 | 신학대학원 졸업 후 노회 고시를 거쳐 강도사(목사 안수 전 임시 자격) 자격을 인정받고, 이후 목사 안수 | 대부분 정년(보통 만 70세 전후)까지 |
| 부목사·전도사 | 담임목사를 도와 특정 부서(교육부·청년부 등) 담당 | 전도사는 안수 전 단계, 부목사는 안수 후 담임목사가 아닌 자리 | 보통 1~2년 단위 계약, 이동이 잦음 |
| 장로 | 당회원으로 교회의 중요한 결정(재정·인사·권징 등)에 참여 | 공동의회(교인 투표)로 선출 후 노회 고시와 안수 | 정년까지 시무, 이후 원로장로로 예우 |
| 안수집사 | 교회 행정·재정·시설 관리 등 실무 담당 | 공동의회로 선출 후 안수 | 교단마다 다르나 정년까지인 경우가 많음 |
| 서리집사 | 예배 안내·헌금 위원·교육 보조 등 실무 보조 | 안수 없이 당회(또는 담임목사)의 임명 | 보통 1년 단위로 매년 새로 임명 |
| 권사 | 심방·기도·구제를 통해 교회를 섬기는 여성 원로 직분 | 교인 투표 또는 당회 추천, 교단에 따라 별도 예식 | 대부분 정년까지 |
성경적 근거로는 디모데전서 3장의 감독·집사 자격 조건과, 사도행전 6장에서 스데반스데반 초대교회예루살렘 초대교회에서 구제 실무를 맡으려고 새로 뽑힌 일곱 사람 중 첫 번째였고, 산헤드린 앞에서 이스라엘 역사를 훑는 연설 끝에 돌에 맞아 죽었다 — 신약성경에 기록된 첫 순교자로 흔히 불린다을 비롯한 일곱 사람을 뽑아 구제 실무를 맡긴 사건이 자주 인용된다(자체 풀이). 다만 '서리집사'나 '권사' 같은 명칭과 제도 자체는 신약성경에 직접 대응하는 직분이 있다기보다, 한국 교회가 운영하며 발전시킨 것이라는 점도 함께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천주교는 교황(전 세계 최고 지도자) - 추기경(교황 자문·선출) - 주교(교구 관할) - 신부(미사·고해성사 집전) - 부제(사제를 보조) - 수녀·수사(수도회 소속, 청빈·정결·순명 서원)의 위계를 갖는다. 정교회는 총대주교(자치 교회의 대표) - 대주교 - 사제의 체계를 갖되, 로마 교황과 달리 총대주교는 다른 총대주교들에 대해 행정적 지배권을 갖지 않고 '동등한 자 중 첫째'로 존중받는다는 점이 다르다.
직분과 관련해 교단마다 뚜렷하게 갈리는 지점 하나는 여성에게 목사·장로 안수를 허용하는가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은 여성 목사·장로 안수를 시행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을 비롯한 다수의 보수 장로교단은 시행하지 않는다. 천주교와 정교회는 여성을 사제로 서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유지한다. 어느 쪽이 성경적으로 옳은가는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계속 논쟁 중인 주제다.
정치 체제 세 가지는 각각 다른 역사적 뿌리를 갖는다. 감독제는 사도로부터 안수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사도적 계승' 개념을 근거로, 감독(주교)이 사도의 권위를 이어받은 자리라고 본다. 장로제는 16세기 종교개혁가 장 칼뱅이 제네바에서 정립한 모델에서 비롯됐다. 목사 한 사람이 아니라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회의체가 함께 다스려야 한다는 원리로, '노회'(같은 지역 교회들의 목사·장로 대표 회의)라는 중간 단위가 개교회와 총회 사이를 잇는다. 회중제는 17세기 영국의 청교도·분리주의 전통에서 나왔다. 어떤 상급 기관도 개교회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며, 그리스도가 각 지역 회중에 직접 임재한다는 신학이 바탕에 있다.
개신교 직분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강도사는 목사 안수 직전 단계로 노회 고시에 합격해 설교와 성례를 제외한 사역을 할 수 있는 임시 자격이다. 권찰은 특정 구역(동네 단위)의 교인들을 살피고 연락하는 역할로 안수 없는 봉사에 가깝다. 구역장·셀리더는 소그룹 모임을 인도하는 평신도 리더로 역시 공식 안수를 받지 않는다. 이처럼 '안수를 받는 직분'(목사·장로·안수집사)과 '안수 없이 봉사로 맡는 역할'(서리집사·권찰·구역장) 사이의 구분은 여러 교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천주교 직분의 신학적 근거는 개신교와 결이 다르다. 교황직의 근거로 흔히 언급되는 구절은 마태복음 16:18-19에서 예수가 베드로에게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했다는 대목이다(자체 풀이). 천주교 전통은 이를 베드로에게, 그리고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에게 특별한 권위(수위권)가 주어졌다는 근거로 해석한다. 반면 개신교 전통은 같은 구절의 '반석'을 베드로 개인이 아니라 베드로의 신앙고백("주는 그리스도시요")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 이 한 구절을 두고도 교단 간 해석이 갈린다. 신부(사제) 직분의 근거로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제자들에게 "이를 행하라"고 한 말씀(자체 풀이)이 성찬 집전 권한의 근거로 자주 제시된다. 정교회 사제는 서품 전에는 결혼이 허용되지만(기혼 사제가 존재한다) 서품 후에는 결혼할 수 없고, 주교는 반드시 독신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둔다는 점에서 천주교의 사제 독신제(라틴 전례 기준)와 다시 미묘하게 갈린다.
담임목사직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이른바 '교회 세습'은 최근 수십 년간 한국 개신교 안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세습에 반대하는 쪽은 담임목사 자리가 사유재산처럼 대물림되는 것이 장로제의 회의체 원리(당회·노회가 청빙을 결정하는 절차)나 회중제의 교인 총회 원리와 충돌한다고 지적한다. 세습을 옹호하는 쪽은 정상적인 청빙 절차(공동의회 투표 등)를 거친다면 후보가 전임 목사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할 근거가 없다고 본다. 예장통합 등 일부 교단은 총회 차원에서 직계 세습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기도 했지만, 교단을 옮기거나 편법적인 절차를 거쳐 세습이 이뤄지는 사례가 있다는 비판도 계속 제기된다. 이 논쟁은 특정 교회를 지목하기보다, 직분과 정치 체제가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를 묻는 일반적인 질문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여성 안수 논쟁은 성경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고린도전서 14장과 디모데전서 2장의 지침을 시대를 초월한 규범으로 읽는 쪽과, 고린도 교회의 특정한 상황에 대한 임시 조치이거나 갈라디아서 3:28(그리스도 안에서는 남녀 구분이 지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 자체 풀이)의 원리로 보완해야 한다고 읽는 쪽이 나뉜다. 이 논쟁의 자세한 두 입장은 신약성경 해석 관련 콘텐츠에서 별도로 다룬다.
흔한 오해
❌장로는 나이 많은 사람에게 주는 명예직이다.
⭕장로교에서 장로는 나이가 아니라 교인 투표로 선출되어 교회 운영에 참여하는 직분이다. 실제로는 연령대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공식 자격 요건은 나이가 아니다.
❌개신교 목사와 천주교 신부는 같은 자리를 다르게 부르는 말일 뿐이다.
⭕안수(임직) 방식, 결혼 가능 여부, 신학적으로 부여받는 역할(개신교는 말씀을 전하는 자, 천주교는 성체성사를 집전하는 사제)이 서로 다른, 별개의 직분이다.
❌집사는 목사보다 낮은 계급이다.
⭕많은 교단은 직분을 위아래 계급이 아니라 역할 분담으로 설명한다. 다만 실제 교회 운영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범위는 직분마다 다르므로, 완전히 수평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