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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질문

과학이 말하는 진화론과 성경의 창조는 서로 충돌하나? 진화론을 받아들이면 신앙이 흔들리나?

'창조와 진화'를 둘러싼 논쟁은 기독교 안에서도 창세기 1~2장을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다. 창조의 시기와 방식을 두고는 입장이 갈리지만, 하나님이 세상을 지었다는 신앙고백 자체는 대부분의 입장이 공유하며, 과학적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것과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모순은 아니라고 보는 신학자가 다수다.

젊은지구창조론오랜지구창조론유신진화론창세기 1장의 날(욤)을 읽는 방식아담과 하와의 역사성천주교와 주류 개신교의 공식 입장

공룡 화석을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에 생물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세상을 엿새 만에 만들었다고 나와요. 둘 다 맞을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지구가 아주 오래됐다고 말해요. 46억 년쯤 됐대요. 성경은 하나님이 세상을 엿새 동안 만들었다고 해요. 둘이 다른 이야기 같죠?

기독교인들도 이 문제를 다 똑같이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사람은 "엿새는 진짜 6일"이라고 믿어요. 어떤 사람은 "엿새는 아주 긴 시간을 뜻하는 말"이라고 봐요. 또 어떤 사람은 "하나님이 진화라는 방법으로 생명을 만드셨다"고 믿어요. 생각은 서로 달라도, 이 사람들 모두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만큼은 똑같이 믿어요.

진화론은 생명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선택 등의 과정을 통해 변화해 왔다는 현대 생물학의 핵심 이론이고, 창세기 1~2장은 하나님이 세상과 생명, 사람을 지으신 이야기를 전한다. 이 둘을 어떻게 관계 지을지를 두고 기독교 안에서도 오랫동안 여러 입장이 공존해 왔다.

'젊은지구창조론'은 창세기 1장의 '엿새'를 문자 그대로의 24시간으로, 성경의 족보를 근거로 우주의 나이를 약 6천~1만 년으로 본다. 이 입장은 진화를 통한 종의 발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랜지구창조론'은 현대 과학이 말하는 우주와 지구의 나이(약 138억 년/46억 년)는 받아들이되, 창세기의 '날'을 긴 시대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해석해 문자적 6일과 과학적 연대를 조화시키려 한다. '유신진화론'은 진화 자체를 하나님이 생명을 만들어 가시는 방법으로 이해하고, 창세기 본문을 과학적 보고서가 아니라 누가, 왜 세상을 만들었는가를 전하는 신학적 문학으로 읽는다.

세 입장의 결정적인 차이는 창세기 1장을 읽는 방식, 특히 히브리어 '욤'(날)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 성경 안에서도 문맥에 따라 24시간뿐 아니라 더 긴 기간을 가리키는 데 쓰이기도 해,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

주목할 점은, 천주교와 다수의 주류 개신교단이 오늘날 진화를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이를 신앙과 모순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보수적인 일부 교단은 여전히 창세기의 문자적 해석을 강하게 지지한다. 이 사이트는 어느 입장이 옳다고 판단하지 않으며, 세 입장의 구체적 근거는 아래에 정리했다.

이 논쟁의 역사는 19세기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1859년) 출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흥미롭게도 4~5세기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미 저서에서, 창세기의 창조 기사를 지나치게 문자적으로 해석해 당대에 알려진 자연 지식과 충돌시키면 오히려 신앙이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론 그는 진화론을 알지 못했으므로 이는 오늘날 논쟁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창세기를 반드시 과학 교과서처럼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 전통이 오래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다윈 이후 논쟁이 본격화된 것은 20세기 초 미국에서다. 1925년 테네시주에서는 공립학교의 진화론 교육을 금지한 법을 두고 이른바 '스코프스 재판'이 열렸고, 이는 미국 개신교 안에서 성경의 문자적 무오성을 강조하는 근본주의 운동이 세력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젊은지구창조론과 '창조과학'이라는 이름의 운동은 이 흐름 속에서 20세기 중반 이후 특히 미국 복음주의권에서 조직적으로 발전했다.

천주교는 이와 다른 궤적을 걸었다. 1950년 교황 비오 12세는 회칙 「인류」(Humani Generis)에서 인간의 몸이 진화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신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허용하되, 영혼만큼은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직접 창조해 부여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99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진화론이 단순한 가설 이상이라고 언급하며 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개신교 안에서도 2000년대 이후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이끈 과학자)가 설립한 '바이오로고스'(BioLogos) 같은 단체가 유신진화론을 복음주의 언어로 정교하게 제시하며 지지층을 넓혀 왔다.

논쟁이 특히 첨예해지는 지점은 아담과 하와의 역사성이다. 인구유전학 연구는 현생 인류가 한 쌍의 부부가 아니라 최소 수천 명 규모의 집단에서 시작됐다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내놓는데, 이는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를 문자 그대로 최초의 단 한 쌍의 인류로 읽는 해석과 긴장을 일으킨다. 이에 대해 어떤 신학자는 아담과 하와를 그 집단을 대표하는 상징적·신학적 인물로 재해석하고, 어떤 신학자는 유전학적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통적 해석을 고수하고, 또 어떤 신학자는 아담을 훨씬 후대에 하나님이 그 집단 중 특별히 선택해 언약을 맺은 개인으로 보기도 한다. 이 논쟁은 원죄원죄원죄는 최초의 인류가 지은 잘못 때문에 그 뒤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이 죄의 영향 아래 놓인다고 보는 기독교의 가르침이다. 교리가 인류 전체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방식과도 연결되어 있어, 현재도 복음주의 신학계 안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미해결 주제다.

창세기의 창조 기사와 진화론적 생명 기원을 어떻게 관계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있다.

젊은지구창조론(Young Earth Creationism)

창세기 1장의 '날'을 문자 그대로 24시간으로 보고, 성경의 족보를 근거로 우주와 지구의 나이를 약 6천~1만 년으로 본다. 진화를 통한 종의 발생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창세기 1장을 문자적 역사 기록으로 해석
  • 출애굽기 20장 11절 등 안식일 규정이 6일 창조를 전제한다는 논리

창조과학회 계열, 일부 보수 복음주의 교단

오랜지구창조론(Old Earth Creationism)

우주와 지구의 나이에 대한 과학적 추정(약 138억 년/46억 년)은 받아들이되, 창세기 1장의 '날'(히브리어 '욤')을 긴 시대를 가리키는 표현이나 문학적 틀로 해석한다. 생명의 주요 전환점에는 하나님의 직접적 개입이 있었다고 본다.

  • '욤'이 히브리어 성경 안에서도 24시간 외의 뜻으로 쓰이는 사례가 있다는 언어적 근거
  • 시편 90편 4절이 하나님께는 하루가 긴 시간과 같다고 말한다는 해석

일부 복음주의 신학자·과학자 단체

유신진화론(Evolutionary Creationism)

진화는 하나님이 생명을 만들어 가신 '방법'이라고 보고, 현대 생물학의 진화론을 신학적으로 수용한다. 창세기 1~2장은 과학적 보고서가 아니라 창조의 신학적 의미를 전하는 문학으로 읽는다.

  • '자연법칙 자체가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는 방식'이라는 섭리 신학
  • 고대 근동의 다른 창조 신화와 창세기의 문학적 유사성·차별성에 대한 비교연구

다수 주류 개신교단, 천주교(교황청이 진화를 사실로 인정)

공통점 우주와 생명이 우연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하나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신앙고백은 세 입장 모두 공유한다.

아직 논쟁 중인 부분 창세기 1~2장을 문자적 역사로 읽을지 문학적·신학적 텍스트로 읽을지, 아담과 하와를 특정한 역사적 개인으로 볼지는 복음주의 신학 내부에서도 계속 논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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