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외경은 무엇이고, 왜 개신교 성경엔 없나?
'외경'은 구약과 신약 사이 시기(중간기)에 쓰인 토빗·유딧·지혜서·집회서·바룩·마카베오상하 등의 유대 문헌을 개신교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천주교와 정교회는 이 책들 대부분을 '제2경전'이라는 이름으로 정경에 포함하지만, 개신교는 16세기 종교개혁 때 유대교의 히브리어 성경 목록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이 책들을 정경에서 제외했다.
어떤 사람이 가진 성경은 66권인데, 어떤 사람이 가진 성경은 그보다 책이 더 많아요. 왜 그럴까요?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서처럼 두 성경 사이에서 있고 없고가 갈리는 책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책들을 '외경'이라고 불러요.
이 책들은 구약과 신약 사이,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과 예수님 시대 사이에 쓰였어요. 유대인들의 역사와 신앙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런데 개신교 성경에는 이 책들이 없어요. 천주교(가톨릭) 성경에는 있어요. 옛날 종교 개혁을 이끈 사람들이 "이 책들은 히브리어로 된 원래 유대인 성경 목록에 없다"고 판단해서 빼기로 했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이 책들은 그 시대 역사를 아는 데 여전히 도움이 되는 자료로 여겨져요.
'외경'(개신교에서 쓰는 이름)은 구약성경이 끝나는 시점과 신약성경이 시작되는 시점 사이, 대략 기원전 3세기~기원전 1세기 무렵(흔히 '중간기' 또는 '신구약 중간기'라 불린다)에 쓰인 유대 문헌들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책으로 토빗, 유딧, 솔로몬의 지혜(지혜서), 집회서(벤 시라), 바룩, 마카베오상·하가 있고, 여기에 더해 에스더서와 다니엘서에 덧붙는 몇몇 추가 이야기(수산나 이야기, 벨과 용 등)도 포함된다.
이 문헌들의 지위를 두고 기독교 전통마다 답이 다르다. 천주교와 정교회는 이 문헌 대부분을 '제2경전'이라는 이름으로 구약 정경에 포함한다 — 초대교회 시절부터 널리 쓰이던 그리스어 구약성경(70인역)에 이 책들이 함께 실려 있었고,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가 이를 공식 정경으로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반면 개신교는 16세기 종교개혁 시기에 유대교가 전해 온 히브리어 성경 목록을 구약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이 문헌들을 정경에서 제외했다. 이 문헌들이 히브리어 원문 없이 그리스어로만 전해지거나, 유대교 자체에서도 정경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 주요 근거였다.
다만 개신교 안에서도 이 문헌들을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는 데는 처음부터 의견이 하나는 아니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독일어 성경을 번역하며 이 문헌들을 아예 빼지 않고, "정경과 동등하지는 않지만 읽으면 유익한 책"이라는 표제를 달아 구약과 신약 사이에 별도로 실었다. 성공회 전통도 비슷하게, 교리의 근거로는 삼지 않되 교훈을 위해 읽을 수 있는 문헌으로 취급해 왔다. 오늘날 다수의 개신교 성경(특히 복음주의권에서 출간되는 판본)은 이 문헌들을 아예 싣지 않지만,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 예를 들어 마카베오상·하는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수전절)의 유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사적 배경을 제공한다.
'외경'(Apocrypha)이라는 용어 자체는 그리스어로 '숨겨진 것'이라는 뜻에서 왔는데, 이는 이 문헌들이 원래 비밀스럽거나 이단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정경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문헌이라는 개신교 쪽의 분류 명칭이다. 반면 천주교와 정교회는 이 문헌들을 '제2경전'(Deuterocanonical, "두 번째로 정경에 편입된"이라는 뜻)이라 부르는데, 이는 이 문헌들이 정경 여부를 두고 초대교회 안에서도 한동안 논쟁이 있었지만 결국 정경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역사를 반영한 이름이다. 두 진영이 서로 다른 이름을 쓴다는 사실 자체가, 같은 문헌을 바라보는 입장 차이를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보면, 예수 시대의 유대인들이 실제로 사용하던 구약성경은 크게 두 갈래였다. 팔레스타인의 히브리어 성경 전통과, 지중해 전역에 흩어져 살던 그리스어권 유대인(디아스포라)들이 쓰던 그리스어 구약(70인역)이다. 70인역에는 앞서 말한 외경/제2경전 문헌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고, 초대교회는 대체로 이 그리스어 성경을 구약 본문으로 사용했다. 신약성경 저자들이 구약을 인용할 때도 히브리어 원문보다 70인역 쪽 표현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성서학계의 관찰이다. 이 때문에 초대교회 안에서는 상당 기간 외경/제2경전의 지위에 대한 합의가 느슨했고, 4~5세기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렸다 — 예컨대 히에로니무스(라틴어 성경 불가타 번역자)는 히브리어 원문에 없는 이 문헌들을 정경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문헌들을 정경에 포함하는 쪽을 지지했다.
16세기 종교개혁은 이 오랜 이중적 전통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됐다.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원리를 강조하며 성경의 권위 근거를 명확히 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히브리어 원문이 있는 문헌만을 구약 정경으로 확정하는 쪽을 택했다. 이에 맞서 천주교는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제2경전을 포함한 기존 목록을 정경으로 공식 재확인했는데, 이는 종교개혁에 대응하는 반종교개혁의 흐름 속에서 나온 결정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개신교 성경에서도 외경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는 사실이다. 1611년 나온 영어 흠정역(King James Version) 초판에도 외경이 구약과 신약 사이에 별도 섹션으로 포함되어 있었고, 이후로도 한동안 함께 인쇄되다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외경을 뺀 판본이 널리 퍼졌다. 즉 "개신교는 처음부터 외경을 아예 없는 셈 쳤다"는 인식은 정확하지 않으며, 정경과는 구분하되 참고할 문헌으로 남겨 두는 전통도 개신교 안에 함께 있었다.
외경/제2경전을 정경으로 인정할지, 그리고 어떻게 취급할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있다.
천주교·정교회 — 제2경전으로 인정
외경으로 불리는 문헌 대부분을 '제2경전'이라는 이름으로 구약 정경에 포함한다.
- 초대교회부터 널리 쓰이던 그리스어 구약(70인역) 전통을 이어받음
-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가 이 문헌들을 정경으로 공식 재확인
천주교, 정교회(정교회는 전통에 따라 목록이 조금씩 다름)
개신교 다수 — 정경에서 제외
히브리어 성경(유대교의 정경 목록)에 없는 이 문헌들을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수 현대 개신교 성경은 아예 싣지 않는다.
- 종교개혁자들이 신약 저자들의 구약 인용이 대부분 히브리어 성경과 일치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히브리어 원문 기준 채택
- 이 문헌들이 히브리어가 아니라 그리스어로만 남아 있거나 뒤늦게 쓰였다는 점
개신교 다수 교단, 특히 복음주의·개혁주의 계열
개신교 소수 — 정경은 아니지만 읽을 가치는 인정
정경으로 보지는 않지만, 역사·신앙 교육에 유익한 문헌으로서 참고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
- 마르틴 루터가 자신의 독일어 성경에 이 문헌들을 '읽으면 유익하나 성경과 동등하지 않은 책'이라는 표제를 달아 별도로 수록
- 성공회의 39개조 신앙고백이 외경을 '교훈과 예의를 위해 읽되 교리 확립의 근거로 삼지 않는' 문헌으로 규정
루터교 일부, 성공회 전통
공통점 이 문헌들이 구약과 신약 사이 시대(이른바 '중간기')의 유대 역사와 신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사적 자료라는 점은 세 입장 모두 부정하지 않는다.
아직 논쟁 중인 부분 '정경'과 '유익하지만 정경은 아닌 문헌'의 경계를 어디에 둘지는 지금도 교단 전통에 따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