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
사울
나귀를 찾아다니다 얼떨결에 기름부음을 받아 이스라엘의 첫 왕이 됐지만, 성경은 그 통치를 승리가 아니라 불안과 질투에 서서히 잠식되어 가는 과정으로 기록했다
이름 뜻
히브리어 동사 '샤알'(구하다·요청하다)에서 온 이름으로 풀이된다. 백성이 '왕을 달라'고 요청해서 세워진 인물이라는 이야기 내용과 이름의 뜻이 묘하게 겹친다.
등장 책
핵심 장면
관계
이 사람의 문제
블레셋 군대 앞에서 병사들이 하나둘 흩어지고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록 예언자 사무엘이 나타나지 않자, 사울은 더 기다리지 못하고 제사장의 몫이었던 제사를 자기 손으로 드렸다. 얼마 후에는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없애라는 지시를 받고도 아말렉 왕 아각과 가장 좋은 가축들을 살려 두었고, 사무엘이 추궁하자 백성이 제사를 위해 원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자신이 아닌 백성에게 돌렸다. 다윗의 인기가 치솟아 여인들의 노래에까지 오르자 그는 질투에 사로잡혀, 창을 두 차례 던지고 자객을 보내고 위험한 전선에 일부러 내보내는 등 여러 방식으로 사위이자 신하였던 사람을 없애려 했다. 그리고 마지막 전투를 앞둔 밤, 정작 자신이 왕이 되어 나라 밖으로 몰아냈던 신접한 여인을 몰래 찾아가 죽은 사무엘의 혼을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 스스로 금지했던 일에 기대야 할 만큼, 그는 답을 구하지 못한 채 무너져 갔다.
흔한 오해
❌사울은 처음부터 나쁜 왕이었다.
⭕본문 초반의 사울은 나귀를 찾아다니다 얼떨결에 기름부음을 받고, 짐짝 사이에 숨을 만큼 소극적이면서도 정작 위기에 처한 성읍은 구해 내는 겸손하고 용감한 지도자로 그려진다. 몰락은 한순간의 악행이 아니라, 불안과 질투가 오랜 시간에 걸쳐 그를 잠식해 가는 과정으로 서술된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냉정하게 계산된 음모였다.
⭕본문은 그와 어긋나는 장면도 함께 남겨 둔다. 동굴과 진영에서 다윗을 죽일 수 있었던 순간에 다윗이 스스로 물러서자, 사울은 동굴에서는 소리 내어 울며, 진영에서는 말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그 뉘우침은 오래가지 못했고 추격은 곧 다시 시작됐다. 일관된 악역이 아니라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이 이 이야기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