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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장

라헬

야곱이 첫눈에 반해 7년의 노동을 견디게 만들었지만, 정작 첫날밤 신부 자리에는 언니가 대신 앉아 있었던 여인. 평생 언니와 '누가 아이를 더 많이 낳는가'로 겨루다, 막내아들을 낳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이름 뜻

히브리어 '라헬'은 '암양(새끼 밴 어미 양)'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곱이 그를 처음 만난 곳이 외삼촌의 양 떼를 몰고 나온 우물가였다는 사실(창 29:9)과 이름이 묘하게 겹친다.

등장 책

관계

이 사람의 문제

라헬은 평생 언니 레아와 '누가 아이를 더 많이 낳는가'를 두고 겨뤘다. 레아가 아들을 넷이나 낳는 동안 자신에게는 아이가 없자, 아이를 안겨주지 않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말까지 던지며 남편을 몰아붙였고(창 30:1), 몸종 빌하를 남편에게 들여보내 대신 아이를 얻는 방법까지 썼다. 레아의 아들이 구해 온 합환채(사랑을 부른다고 믿어진 식물)를 놓고도 언니와 거래를 벌였다(창 30:14-16). 친정을 떠나 야곱과 함께 도망칠 때는 아버지 라반의 드라빔(집안을 지켜준다고 믿어진 작은 우상)을 몰래 훔쳐 숨겼고, 뒤쫓아 온 아버지가 천막을 뒤지자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를 대며 그 위에 태연히 앉아 있었다(창 31:19, 34-35). 사랑받는 아내였지만, 그 사랑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들 - 아이, 몫, 안전 - 을 놓고 평생 씨름한 사람이었다.

흔한 오해

라헬은 조용히 사랑만 받은 수동적인 인물이었다.

본문 속 라헬은 오히려 계속 움직이는 쪽이다. 남편에게 대놓고 아이를 요구했고, 몸종을 통해 자식을 얻는 방법을 스스로 제안했으며(창 30:3), 언니와 합환채를 놓고 흥정했고, 친정을 떠날 때는 아버지의 우상을 훔쳐 숨기고 거짓말로 위기를 넘겼다. 사랑받는 위치와 자기 몫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성격이 한 사람 안에 함께 그려진다.

라헬의 무덤이 어디인지는 성경에 정확히 나와 있고, 지금 베들레헴 근처에 있는 '라헬의 무덤'이 바로 그 자리다.

창세기는 라헬이 '에브랏(베들레헴) 가는 길'에 묻혔다고만 적는다(창 35:19). 그런데 사무엘상 10장 2절은 라헬의 무덤을 베냐민 지파 땅, 라마 근처로 언급해 베들레헴 전승과 위치가 어긋난다. 정확한 위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오늘날 베들레헴의 '라헬의 무덤'은 훨씬 후대에 형성된 전승 위에 세워진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