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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장

레아

아버지의 계략으로 동생 대신 신랑의 첫날밤 자리에 앉혀졌고, 평생 '사랑받지 못한 아내'로 불렸다. 그런데 유다 지파를 이어준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아들이었다.

이름 뜻

히브리어 어원이 분명하지 않다. '지치다, 연약하다'는 뜻의 어근에서 왔다고 보아 전통적으로 '지친 여인'으로 풀이되지만, 아카드어에서 '들소'를 뜻하는 단어와 연결 짓는 견해도 있다. 동생 라헬의 이름이 '암양'을 뜻한다는 점(창 29:9)과 나란히 놓으면, 자매가 가축을 치는 집안의 언어로 이름 지어졌다는 짐작이 가능하다(학설이 갈린다).

등장 책

관계

  • 남편야곱
  • 아버지laban
  • 동생이자 한 남편을 둔 경쟁자라헬
  • 아들judah

이 사람의 문제

레아가 야곱의 아내가 된 경위부터 그의 뜻이 아니었다. 라헬을 얻으려고 칠 년을 일한 야곱에게, 아버지 라반은 혼인 첫날밤 신부를 레아로 바꿔치기했다. 야곱은 다음 날 아침에야 속은 것을 알았고(창 29:23-25), 레아 자신이 이 계략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본문은 밝히지 않는다. 그는 원치 않게 아버지의 속임수를 실행하는 도구가 된 채로 결혼 생활을 시작한 셈이다. 이후 성경은 그를 거듭 '사랑받지 못한 아내'로 그린다(창 29:30-31). 아들을 낳을 때마다 붙인 이름에서 그 절박함이 드러난다. 첫째 르우벤의 이름에는 이제라도 남편의 사랑을 얻고 싶다는 바람이, 둘째 시므온의 이름에는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여호와가 알아줬다는 하소연이, 셋째 레위의 이름에는 이번에는 남편과 가까워지리라는 기대가 담겼다. 그러다 넷째 유다에 와서야 남편을 향한 갈구가 아니라 여호와를 향한 감사로 이름의 초점이 옮겨간다(창 29:32-35). 그런데 레아 역시 이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라헬이 몸종 빌하를 남편에게 들여보내 아이를 얻자, 출산이 뜸해진 레아도 자신의 몸종 실바를 들여보내 아들을 더 얻었다(창 30:9-13). 아들 르우벤이 구해 온 합환채를 놓고 두 자매가 남편과의 하룻밤을 거래하는 장면(창 30:14-16)은, 레아 역시 이 다툼에 수동적으로 끌려간 것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살아서 더 사랑받은 쪽은 라헬이었지만, 죽어서 조상들의 무덤인 막벨라 굴에 야곱과 나란히 묻힌 것은 레아였다(창 49:31). 라헬은 베들레헴 가는 길에서 따로 묻혔다(창 35:19-20).

흔한 오해

레아는 라헬보다 못생기고 사랑받지 못했다는 것 외에는 이야기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다.

그의 넷째 아들 유다에게서 유다 지파가 나왔다. 신약성경의 족보(마 1:1-3)는 예수를 이 유다 지파 계보에 놓고, 다윗 왕가 역시 유다 지파에서 나왔다(룻 4:18-22). '사랑받지 못한 아내'로 그려지는 인물의 아들 쪽에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지파 하나가 이어진 셈이다.

레아의 '시력이 약하다'(창 29:17)는 표현은 그가 라헬보다 못생겼다는 뜻이다.

히브리어 '라크'(연약하다, 부드럽다)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눈이 약했다는 신체적 특징으로 보는 견해, 눈빛이 부드럽고 온화했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 등 해석이 갈린다. 본문은 라헬을 '곱고 아름답다'고 소개할 뿐, 레아를 직접 '못생겼다'고 말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