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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

갈렙

열두 정탐꾼 중 단둘이 '할 수 있다'고 말했고, 그로부터 45년이 지나서도 똑같은 확신으로 가장 험한 산지를 스스로 골라 요구한 사람.

이름 뜻

히브리어 이름 '칼레브(כָּלֵב)'는 '개'를 뜻하는 단어(켈레브)와 형태가 비슷해 흔히 이와 연결지어 풀이된다. 다만 고대 근동에서 '개'라는 표현이 반드시 멸시의 뜻만은 아니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된다. 고대 서신에서 신하가 스스로를 주군의 '개'라 부르며 충성을 강조하는 관용구가 확인되는데, 이런 맥락이라면 '충직한 자'에 가까운 함의를 지녔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갈렙이 하나님의 뜻을 다른 이들과 달리 끝까지, 흔들림 없이 따랐다고 반복해서 언급되는 점(수 14:8, 14:14)에 착안해, 이 이름을 '온 마음'을 뜻하는 히브리어 '콜 레브'와 연관 짓는 해석도 있다. 다만 이는 발음의 유사성에 기댄 후대의 풀이에 가깝고, 확정된 어원은 아니다.

등장 책

핵심 장면

관계

이 사람의 문제

열두 정탐꾼 중 여호수아와 단둘이 당장 쳐들어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외쳤을 때(민 13:30), 그 확신은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는 안전한 태도가 아니었다. 공동체 전체가 그 말에 오히려 분노해 두 사람을 돌로 치려 했다(민 14:10). 다수 앞에서 홀로 맞서는 확신은 그를 지도자로 세워주기 전에 먼저 목숨을 건 고립으로 몰아넣었다. 이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은 45년 뒤에도 그대로다. 여든다섯 살의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찾아와 사십오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신의 기력이 조금도 줄지 않았다고 당당히 말하며(수 14:11) 이스라엘 전체가 가장 두려워했던 지역, 거인족 아낙 사람들이 살던 헤브론 산지를 자청해서 요구한다. 다른 이들이 이미 배분받은 땅에 안주할 나이에, 그는 가장 험한 곳을 스스로 골랐다. 평생 흔들린 적이 없다고 스스로 말하는 이 강한 자기 확신은 그의 가장 큰 무기였지만, 동시에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는 늘 다른 자리에 서게 만든 두드러진 성격이기도 했다.

흔한 오해

갈렙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 하나인 유다 지파 출신의 순수 이스라엘 혈통이다.

성경은 그를 여러 차례 '그니스 사람'으로 부른다(민 32:12, 수 14:6, 14:14). 그니스 족속은 본래 에돔 계열로 분류되는 집단이어서, 갈렙이 이스라엘 밖에서 공동체로 편입된 혈통을 지녔으리라고 보는 학설이 있다. 다만 다른 본문은 그를 유다 지파원으로도 기록하고 있어(민 13:6), 두 표현을 어떻게 함께 이해할지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갈렙은 헤브론을 혼자 힘으로 정복했다.

갈렙이 헤브론에서 거인족을 몰아냈다는 기록(수 14:12-15) 바로 뒤에는, 인접한 성읍 기럇세벨을 정복하는 자에게 딸 악사를 아내로 주겠다고 내걸고 실제로는 옷니엘이 그 성을 쳐서 얻어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수 15:14-17). 그의 몫으로 기록된 정복이 그 혼자만의 전공은 아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