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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례

회개와 죄 고백

개신교는 회개를 하나님께 직접 드리는 기도로 이해하지만, 천주교와 정교회는 사제 앞에서 죄를 고백하는 고해성사라는 별도의 예식을 둔다.

회개는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하고 마음을 돌이키는 거예요.

개신교에서는 회개할 때 목사님을 거치지 않고 하나님께 직접 기도해요. 혼자 조용히 기도해도 되고, 예배 중에 다 같이 기도하기도 해요.

천주교와 정교회에는 고해성사라는 예식이 따로 있어요. 신부님 앞에서 잘못한 일을 이야기하면, 신부님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용서받았습니다"라고 선언해 줘요. 그다음 작은 기도나 실천(보속이라고 불러요)을 하며 마무리해요.

방법은 다르지만, 둘 다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다시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건 똑같아요.

회개(悔改)는 '마음을 돌이킨다'는 뜻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방향을 바꾸는 것을 가리킨다. 신앙 안에서는 단순히 후회하는 감정을 넘어, 하나님께 죄를 고백하고 삶의 태도를 바꾸는 일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개신교의 회개기도. 개신교는 신자 개인이 하나님께 직접 회개기도를 드릴 수 있다고 본다. 이는 '만인제사장'이라는 원리와 관련이 있는데, 모든 신자가 특별한 중개자 없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제사장과 같다는 뜻이다(베드로전서 2:9, 자체 풀이). 그래서 개신교에는 천주교식 고해성사에 해당하는 별도의 정기 예식이 없다. 다만 일부 교단, 특히 예배 순서를 정교하게 갖춘 개혁교회 전통은 예배 안에 '죄의 고백'과 '사죄의 확신 선언' 순서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때도 선언하는 사람은 사제가 아니라 예배 인도자이며, 신학적으로는 사람이 죄를 사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경에 약속된 하나님의 용서를 회중에게 다시 알려 주는 행위로 설명된다.

천주교·정교회의 고해성사. 천주교는 세례·성체와 함께 고해성사를 7성사 중 하나로 꼽는다(자세한 성사 목록은 세례와 성찬 문서 참고). 고해성사는 통상 통회(진심 어린 뉘우침) → 고백(사제 앞에서 죄를 구체적으로 말함) → 사죄 선언(사제가 그리스도를 대신해 용서를 선언) → 보속(기도나 작은 선행 등으로 죄의 결과에 응답하는 실천) 네 단계로 설명된다. 천주교는 죄를 대죄(중대한 죄, 하나님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끊는 죄)와 소죄(일상적인 잘못)로 구분해, 대죄는 고해성사를 통해 반드시 용서받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전통적인 입장이다. 정교회도 고해성사(참회성사)를 성사로 인정하지만, 사제를 '죄를 사하는 권위자'로 보기보다 신자가 하나님께 직접 드리는 고백을 곁에서 지켜보고 돕는 영적 증인이자 안내자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된다.

이 차이 때문에 개신교 신자가 "회개했는지 어떻게 확신하나", 천주교·정교회 신자가 "왜 굳이 사제 앞에서 말해야 하나"를 서로 낯설어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신학적으로 계속 논쟁 중인 주제이며, 이 사이트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이 차이는 16세기 종교개혁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1517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성 교회 문에 붙인 95개조 반박문은 면벌부(대사, indulgence — 이미 지은 죄에 대한 벌을 교회의 권위로 감면해 준다고 여겨진 증서) 판매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면벌부는 고해성사의 마지막 단계인 보속을 대신할 수 있다는 논리로 판매됐는데, 루터는 이것이 회개의 본질(마음의 진정한 돌이킴)을 물질적 거래로 왜곡한다고 봤다. 이 비판은 이후 "인간은 선행이나 성사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하나님과 의로운 관계를 회복한다"는 칭의칭의칭의는 죄인이었던 사람이 하나님에게서 '더 이상 죄가 없다'는 인정을 받는 것을 가리키는 기독교 용어다. 교리로 발전했고, 종교개혁 신학 전체의 중심축이 됐다.

로마 가톨릭은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서 고해성사를 포함한 7성사 체계를 재확인하며 종교개혁의 비판에 대응했다. 이 공의회는 고해성사가 예수가 사도들에게 직접 제정한 성사라는 입장을 다시 못박았고, 이는 오늘날까지 천주교의 공식 신학으로 이어진다. 반면 개신교는 세례와 성찬만을 예수가 직접 제정한 성례로 인정하고, 고해성사를 비롯한 나머지 다섯 성사(견진·혼인·신품·병자·성유)는 성경적 근거가 충분치 않은 교회의 관습으로 본다는 입장을 취했다.

'만인제사장' 교리 역시 이 논쟁과 맞닿아 있다. 루터는 베드로전서 2:9(신자 전체를 제사장에 빗대어 부르는 대목, 자체 풀이)을 근거로, 모든 신자가 특별한 사제 계급의 중개 없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신학적 위계를 상대화하는 효과를 낳았고, 오늘날 개신교가 사제를 통한 사죄 선언 대신 개인의 회개기도를 강조하는 배경이 됐다.

다만 최근에는 개신교 안에서도 공동체적 고백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흐름이 있다. 소그룹(셀·목장·구역)이나 목회 상담에서 자신의 잘못을 다른 신자에게 털어놓고 함께 기도받는 실천(야고보서 5:16이 신자들에게 서로 죄를 고백하고 병 낫기를 위해 서로 기도하라고 권한다는 대목, 자체 풀이)을 강조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는 사제의 사죄권을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죄 고백이 온전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일로만 남아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개신교 안에서도 계속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죄를 용서받기 위해 사제에게 고백하고 사죄를 선언받아야 하는가, 하나님께 직접 회개기도로 충분한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있다.

사제를 통한 고해성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

예수가 사도들에게 죄를 사하는 권한을 주셨고, 이 권한이 사도의 뒤를 잇는 사제직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특히 세례 이후 지은 중대한 죄는 사제 앞에서 고백하고 사죄를 선언받아야 온전히 용서받는다고 이해한다.

  • 요한복음 20:22-23 — 예수가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으라고 하며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언급했다는 기록(자체 풀이)
  • 야고보서 5:16 — 서로 죄를 고백하라는 권면(자체 풀이)

천주교, 정교회(형식과 강조점은 다소 다르다)

하나님께 직접 회개로 충분하다고 보는 입장

그리스도 한 분만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이며, 모든 신자가 하나님 앞에 직접 나아갈 수 있다는 '만인제사장' 원리에 따라 사제를 거치지 않고도 회개기도로 용서받을 수 있다고 본다.

  • 디모데전서 2:5 —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는 한 분, 그리스도뿐이라는 구절(자체 풀이)
  • 요한일서 1:9 — 죄를 인정하고 고백하면 신실하신 하나님이 그 죄를 용서하고 깨끗하게 하신다는 약속(자체 풀이)

장로교·감리교·침례교·성결교·순복음 등 개신교 전반

공통점 두 입장 모두 죄를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 회개의 필수 요소라는 점, 용서의 최종 근거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차이는 그 용서를 선언하는 자리에 인간 사제가 필요한가에 있다.

아직 논쟁 중인 부분 종교개혁 이후 500년 가까이 이어진 논쟁으로, 신학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채 각 전통이 자기 실천을 유지하고 있다.

흔한 오해

개신교는 죄를 고백할 필요가 아예 없다.

개신교도 회개(잘못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고백하는 것)를 신앙의 핵심 요소로 강조한다. 다만 그 대상이 사제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점이 다르다.

천주교 신자는 신부에게 고백만 하면 그것으로 죄가 저절로 사라진다.

고해성사는 고백뿐 아니라 통회(진심 어린 뉘우침), 사제의 사죄 선언, 보속(기도나 작은 실천)까지 포함하는 절차로 설명되며, 형식적인 고백만으로 충분하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정교회의 고해성사는 천주교와 완전히 같은 것이다.

정교회도 고해성사(참회성사)를 성사로 인정하지만, 사제를 죄를 '사하는' 권위자보다는 신자가 하나님께 직접 고백하는 자리를 지키는 증인이자 영적 안내자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 강조점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된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