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교회 재정과 투명성
헌금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는 결산 보고와 감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하지만, 교회 재정 공개는 법적 의무보다는 교단 규정과 개교회 문화에 크게 좌우되며 실제 공개 수준은 교회마다 큰 차이가 있다.
교회에 헌금을 내면,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할 수 있어요. 목사님과 직원들 월급, 건물 관리비, 어려운 사람 돕기, 여러 활동에 쓰여요.
교회는 보통 1년에 한 번, 그동안 얼마를 걷고 어디에 썼는지 교인들에게 알려줘요. 이걸 결산 보고라고 해요. 하지만 얼마나 자세히 알려주는지는 교회마다 많이 달라요. 아주 자세히 알려주는 교회도 있고, 대충 넘어가는 교회도 있어요.
가끔 뉴스에 교회 돈 문제가 나오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 교회는 돈을 어떻게 관리하나요?"라고 물어보는 건 이상한 질문이 아니에요.
결산 보고란 무엇인가. 대부분 교회는 한 해 동안 걷은 헌금과 지출 내역을 정리한 결산서를 만들고, 연말이나 연초에 열리는 공동의회(교인 전체가 참여하는 총회) 또는 제직회(집사·권사 등 직분자 중심 회의)에서 보고한다. 예산도 미리 세워 승인받는 것이 원칙이다.
감사는 누가 하나. 많은 교회는 교인 중에서 감사(監査, 회계를 점검하는 역할)를 선출해 장부를 살피도록 한다. 다만 감사 대상이 되는 재정 담당자와 감사가 서로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아, 외부 회계법인처럼 독립적인 감사가 이뤄지는지는 교회마다 차이가 크다.
법적으로 공개해야 하나. 한국에서 종교단체를 제외한 일반 공익법인은 규모와 무관하게 결산서류를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0조의3). 총자산 5억 원, 수입·출연재산 3억 원이라는 기준은 공시 의무 자체를 가르는 선이 아니라, 그 미만이면 좀 더 간단한 서식으로 공시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준이다. 그런데 종교 활동을 하는 공익법인은 이 공시 의무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된다(다만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표준공시 대상이 되는 예외도 있다). 즉 교회가 재정을 공개하는 것은 법적 강제 사항이 아니라, 교단 헌법·정관에 따른 자체 규정이나 개교회의 문화에 달린 문제다. 다만 2018년부터 시행된 종교인 소득 과세 제도에 따라, 교회는 목회자에게 지급하는 사례비(급여에 해당)에 대해 원천징수·연말정산 신고를 하고, 헌금을 낸 사람에게는 세액공제를 위한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이 부분은 국세청 신고와 맞물려 있어 완전히 비공식적인 영역은 아니다.
재정 불투명성이 실제로 문제가 된 유형. 언론과 교계 매체에는 몇 가지 유형의 문제가 반복해서 보도돼 왔다. 결산 보고 자체를 아예 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넘어가는 경우, 헌금을 교회 명의가 아닌 목회자 개인 계좌로 받아 관리하는 경우, 재정 관리 권한이 소수(담임목사 또는 소수의 임원)에게 집중돼 있어 견제가 어려운 경우, 건축헌금처럼 목적이 정해진 헌금을 다른 용도로 전용한 경우 등이다. 이 중에는 실제 횡령·유용으로 확인돼 사법 절차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고, 회계 처리 미숙이나 관행적인 불투명함이 문제로 지적된 경우도 있어, 모든 사례를 같은 수준의 문제로 뭉뚱그리기는 어렵다.
투명한 교회를 알아보는 법. 몇 가지 참고할 만한 기준이 있다. 결산서를 문서로 나눠주고 질의응답 시간을 충분히 갖는지, 외부 회계법인이나 독립적인 감사를 두는지, 재정 관리에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견제 구조가 있는지, 목회자 사례비 규모를 어떤 형태로든 공개하는지, 큰 지출(건축·부동산 매입 등)을 사전에 공동의회 승인을 거쳐 집행하는지 등이다. 다만 이런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고 완전한 투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일부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곧바로 문제가 있는 교회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한국에서 교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종교단체는 별도의 재단법인·사단법인 등록 없이도 활동할 수 있는 '임의단체'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법인격이 없거나 있어도 일반 공익법인과 다른 지위를 갖다 보니,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0조의3이 규정하는 결산서류 공시 의무에서 종교사업을 영위하는 공익법인은 원칙적으로 제외된다(다만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종교단체는 표준공시 대상이 되는 예외 조항도 있다). 이 때문에 교회 재정 공개는 정부 규제가 아니라 교단 헌법과 개교회 정관, 그리고 무엇보다 그 교회의 문화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와 교계 보도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지점이다.
2018년 시행된 종교인 소득 과세 제도는 이런 사각지대를 일부 좁힌 변화로 평가된다. 이 제도로 종교단체는 목회자에게 지급하는 사례비를 근로소득 또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원천징수하고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다만 종교인 소득 중 상당 부분(종교 활동을 위해 통상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금액 등)은 비과세로 분류될 수 있어, 실제로 신고되는 과세 대상 소득이 실질 소득보다 낮게 잡힌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신고율과 납부액이 예상보다 낮다는 지적이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기도 했다.
교회 재정 투명성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 하나는 목회자 사례비 공개 범위다. 사례비를 전 교인에게 구체적인 금액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은 헌금을 낸 사람이 그 돈의 흐름을 알 권리가 있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반대로 사례비 총액 정도만 공개하고 세부 항목은 개인정보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은, 목회자도 급여를 받는 사역자로서 사생활을 가질 권리가 있고 지나친 공개가 위화감이나 불필요한 비교를 낳을 수 있다는 논리를 든다. 어느 정도까지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 통일된 기준은 없으며, 교단이나 개교회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이 주제를 다룰 때 특정 교회나 사건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것은 이 문서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 다만 재정 불투명성이 반복적으로 문제가 됐던 유형(결산 미공개, 개인 계좌 운용, 소수 집중형 관리, 목적 외 전용)을 아는 것은, 어느 교회를 다니든 스스로 질문해 볼 수 있는 기준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교단과 시민단체는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표준 회계 양식 보급, 외부 감사 의무화, 온라인 결산 공개 같은 방안을 제안해 왔지만, 이를 교단 차원에서 강제할 근거(교회법의 실효성, 개교회 자율성과의 충돌)가 마땅치 않아 실제 도입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가 많다.
흔한 오해
❌교회는 일반 공익법인처럼 결산서류를 법적으로 공시할 의무가 있다.
⭕한국에서 종교사업을 하는 공익법인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결산서류 공시 의무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즉 교회 재정 공개는 법적 강제보다는 교단 헌법·정관에 따른 자체 규정과 개교회 문화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재정 문제가 불거지면 항상 목회자 개인이 돈을 횡령한 것이다.
⭕실제로 보고되는 문제 유형은 다양하다. 장부를 아예 공개하지 않는 경우, 소수의 재정 담당자에게 권한이 집중된 경우, 회계 처리가 미숙해 오해를 부르는 경우, 실제 횡령이나 유용으로 확인된 경우까지 폭넓게 걸쳐 있어 한 유형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연말에 결산 보고를 받았다면 그 교회 재정은 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형식적으로 보고서를 낭독하거나 화면으로 잠깐 보여주는 것과, 항목별 세부 내역을 문서로 나눠주고 질문을 받는 것은 다르다. 보고 여부보다 세부 공개 수준과 이의 제기 절차가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꼽힌다.